갈수록 심화되는 대기오염 문제로 인해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국가별로 다양한 규제를 내놓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노후 경유차량에 대한 관련 법안들을 발표하면서 배기가스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배기가스는 엔진 내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반복 과정에서 생성되고 머플러를 통해 배출되는 고압력 가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기가스의 특징(색상, 냄새, 촉감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차량 엔진상태에 대한 대략적인 자가진단이 가능합니다. 먼저 색상을 통한 차량 엔진 점검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정상적인 배기가스는 무색이나 엷은 청색을 띠는데, 이는 연료가 엔진 내 실린더에서 정상적으로 연소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간혹 배기가스와 함께 약간의 물이 흘러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배기가스가 흰색에 가깝게 보인다면 가스와 엔진오일의 혼입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연소실로 유입된 엔진오일이 피스톤 상부에 고여 있다가 시동을 걸 때 함께 연소되는 경우 흰색 배기가스가 배출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엔진오일의 소모가 증가하고, 오일의 윤활작용에 차질이 생겨 엔진이 정지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색 배기가스가 배출된다면 엔진 실린더와 헤드 게스킷의 손상, 혹은 밸브 스템실과 오일링 마모로 볼 수 있습니다. 차량 노후화로 인해 해당 부품의 내구성이 떨어지면서 실린더로 유입된 엔진오일이 연료와 함께 연소하며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더 악화된다면 결국엔 엔진의 기능이 상실되는 경우까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검은색 배기가스가 나온다면, 연료의 불완전 연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엔진에 연료가 과도하게 공급되거나 연료 흡입 계통의 불량, 혹은 자동차 에어필터가 오염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정지나 주행 중에 차체가 심하게 떨리는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배기가스의 냄새를 통해서도 차량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데, 종이컵을 사용하면 보다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배기가스는 무취에 가깝지만, 거북하고 탄 냄새가 난다면 엔진의 과도한 과열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역하고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엔진에 연료보다 공기가 많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배기구에 종이나 손바닥을 사용해 엔진의 출력 상태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머플러에서 나오는 바람을 손바닥으로 느끼며 엔진 맥박 상태가 규칙적으로 조절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종이가 불규칙적으로 펄럭인다면 엔진출력의 문제를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운전하느라 내 차의 상태를 잘 살피지 못했다면, 이제 잠시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작은 관심만으로도 여러분의 자동차 엔진 수명은 지금보다 훨씬 길어질 것입니다.